제목 | [당신이 있어 행복한 세상] 이민자 ‘마을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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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22-04-11 00:00 | 조회수 | 1,089회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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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한 나뭇잎이 산과 마을을 온통 뒤덮은 지난해 가을, 파주시 문산종합사회복지관 남부스마트복지센터가 함께하는 한울마을 5단지는 옛 추억으로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했다. ‘추억이 한울한울’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노인들이 그림을 채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로 마실에 제약을 받는 홀몸노인들에게 ‘소확위(소소하지만 확고(실)한 위로)’가 되기에 충분했다. 홀몸노인들의 작품 중에서도 유독 마을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다. 채색 솜씨가 기성 화가 뺨을 치고도 남았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쉬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작품의 주인공은 한울마을 5단지에 거주하는 이민자 할머니로, 9개월여만 지나면 미수(米壽)다. 이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꿈이었다.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결혼을 하면서 당시 사회적 분위기 탓에 학업을 이어가는 일은 사치였다. 그렇게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65년을 훌쩍 넘겼다. 화가의 꿈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둔 채 ‘여자의 일생’을 보내던 이 할머니는 우연한 기회에 ‘추억이 한울한울’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할머니가 채색한 모든 그림과 자유 주제로 화폭에 담은 그림은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필요하고도 충분했다. 올해 87세의 할머니 손길에서 나왔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다채로운 색감과 섬세한 채색 기법은 발군이었다. ‘추억이 한울한울’은 수십 년간 가슴에 묻어 둔, 아니 억눌렀던 이 할머니의 끼를 세상 밖으로 퍼올리는 마중물이 됐다. 이 할머니의 남다른 재능을 알아본 주위 사람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 보라고 제안했다. 점점 시력이 나빠지는 탓에 계속 그림을 그릴 자신이 없어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복지관의 제안을 들은 이 할머니의 아들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꿈꾸던 삶에 공감했고,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다양한 미술도구를 구입해 어머니를 측면 지원했다. 이 할머니가 매주 그린 그림은 하나둘씩 복지관 게시판에 걸렸다. 그러던 중 안구질환이 심해져 당분간은 붓을 들기가 어렵게 됐다. 복지관은 이 할머니가 그린 작품을 마을 주민들과 나누기로 결심했다. 마을 축제 때 이 할머니의 그림을 전시해 많은 이들이 보고 공감하도록 했다. 성치 않은 눈으로 그림을 그린 이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그간의 세월을 보상하고 싶었다. 주민 100여 명이 이 할머니의 그림을 보며 허한 마음을 꽉 채웠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이제 이 할머니를 ‘마을화가’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순수하고 다채로운 감성으로 멋진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는 이 할머니. 마음 한편에 간직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은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침내 불꽃을 살랐다. \"세월은 가지요. 그렇지만 꿈을 꾸던 어린 날의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기에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워요.\" 이 할머니의 한마디가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 작은 꿈을 꿈틀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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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당신이 있어 행복한 세상] 이민자 ‘마을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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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22-04-11 00:00 |
조회수 | 1,089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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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한 나뭇잎이 산과 마을을 온통 뒤덮은 지난해 가을, 파주시 문산종합사회복지관 남부스마트복지센터가 함께하는 한울마을 5단지는 옛 추억으로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했다. ‘추억이 한울한울’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노인들이 그림을 채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로 마실에 제약을 받는 홀몸노인들에게 ‘소확위(소소하지만 확고(실)한 위로)’가 되기에 충분했다. 홀몸노인들의 작품 중에서도 유독 마을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다. 채색 솜씨가 기성 화가 뺨을 치고도 남았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쉬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작품의 주인공은 한울마을 5단지에 거주하는 이민자 할머니로, 9개월여만 지나면 미수(米壽)다. 이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꿈이었다.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결혼을 하면서 당시 사회적 분위기 탓에 학업을 이어가는 일은 사치였다. 그렇게 아내이자 어머니로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65년을 훌쩍 넘겼다. 화가의 꿈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둔 채 ‘여자의 일생’을 보내던 이 할머니는 우연한 기회에 ‘추억이 한울한울’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할머니가 채색한 모든 그림과 자유 주제로 화폭에 담은 그림은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필요하고도 충분했다. 올해 87세의 할머니 손길에서 나왔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다채로운 색감과 섬세한 채색 기법은 발군이었다. ‘추억이 한울한울’은 수십 년간 가슴에 묻어 둔, 아니 억눌렀던 이 할머니의 끼를 세상 밖으로 퍼올리는 마중물이 됐다. 이 할머니의 남다른 재능을 알아본 주위 사람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 보라고 제안했다. 점점 시력이 나빠지는 탓에 계속 그림을 그릴 자신이 없어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복지관의 제안을 들은 이 할머니의 아들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꿈꾸던 삶에 공감했고,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다양한 미술도구를 구입해 어머니를 측면 지원했다. 이 할머니가 매주 그린 그림은 하나둘씩 복지관 게시판에 걸렸다. 그러던 중 안구질환이 심해져 당분간은 붓을 들기가 어렵게 됐다. 복지관은 이 할머니가 그린 작품을 마을 주민들과 나누기로 결심했다. 마을 축제 때 이 할머니의 그림을 전시해 많은 이들이 보고 공감하도록 했다. 성치 않은 눈으로 그림을 그린 이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그간의 세월을 보상하고 싶었다. 주민 100여 명이 이 할머니의 그림을 보며 허한 마음을 꽉 채웠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이제 이 할머니를 ‘마을화가’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순수하고 다채로운 감성으로 멋진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는 이 할머니. 마음 한편에 간직했던 그림에 대한 열정은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침내 불꽃을 살랐다. \"세월은 가지요. 그렇지만 꿈을 꾸던 어린 날의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기에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워요.\" 이 할머니의 한마디가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 작은 꿈을 꿈틀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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